하이든의 ‘러시아4중주’에는 우선 밝은 분위기와 민요풍의 주제가 사용되어 인상적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하이든의 노련한 작곡기법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독특한 음정과 복잡한 리듬을 유기적으로 통일시키는 한편 대조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대조의 묘미를 추구했는데, 그 교묘하고 능숙한 주제의 처리 방식은 상상력과 영감으로 가득하다. 또한 미뉴에트 대신 들어간 스케르초 악장은 현악4중주라는 진지한 장르를 유희와 유머로 가득한 즐거운 음악으로 바꾸어놓았다.
‘러시아 4중주’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가볍고 행복감 넘치는 분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전기 작가는 하이든과 가수 루이지아 폴첼리와의 연애사건의 결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1779년에 에스테르하지 궁에 들어온 폴첼리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하이든에게 많은 위로가 되곤 했는데, 하이든이 러시아4중주를 작곡할 당시 그들의 친밀한 관계는 하이든에게 많은 힘이 되었으리라.
노련한 작곡기법, 즐거움으로 가득 찬 음악 하이든의 ‘러시아4중주’ 가운데서 하이든의 유머감각이 가장 잘 나타난 곡은 작품33의 제2번으로, ‘농담’이란 부제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 악장이 매우 재미나게 끝나기 때문에 이런 부제가 붙게 되었다. 마지막 악장에서 하이든이 청중을 웃기는 방법은 기발하다. 4악장은 빠른 템포의 곡으로 네 가지 악구로 이루어진 주제로 구성되는데, 이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 2마디로 이루어진 네 가지 악구들 중 하나가 연주된 후에는 같은 2마디의 길이 동안 휴지부가 나타나고, 다시 그 다음 악구가 연주된 후 또 다시 휴지부가 나타나는 식으로 진행되므로 청중은 이 음악을 들으며 휴지부의 음악을 각자의 머릿속에서 상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지난 후 다시 주제의 첫 머리가 단편적으로 연주되면 음악은 그것으로 끝나버리고 청중은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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