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세기에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음악의 표현력이 풍부해지자 사람들은 음악의 템포를 계속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은 가사의 묘사력에 따라 정서적, 감정적으로 변화해야하고, 음악의 템포도 이에 따라 유동적으로 흘러야 한다는 것이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었어요. 따라서 지휘에 대한 통념도 변하게 되면서 지휘 방식에 좀 더 융통성이 생기게 되고, 지휘자는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것이 그치지 않고 음악을 ‘해석’하고 적절하게 ‘표현’해내는 책임까지 떠맡게 됩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의 궁정악단을 이끈 음악가 륄리는 오케스트라를 효율적으로 연습시키고 음악작품을 설득력 있게 해석해낸 훌륭한 지휘자였습니다. 그는 긴 지팡이처럼 생긴 지휘봉으로 바닥을 두드려 템포를 유지하며 단원들을 이끌었는데, 바로 이 지휘봉이 그에게 불행을 가져다주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큰 지팡이처럼 생긴 지휘봉으로 바닥을 힘껏 내리치며 지휘하던 륄리는 지휘봉으로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 사고로 륄리는 발이 썩어 들어가는 병에 걸렸으나 발을 절단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뛰어난 무용수이기도 했던 그는 무용을 하지 못하게 되느니 차라리 발을 절단하지 않고 죽음을 택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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