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른은 사냥 음악뿐 아니라 영웅적인 음악에도 종종 등장합니다. 가슴이 확 트이듯 쭉 뻗어나가는 호른 소리는 영웅의 호방한 기질을 표현하기에 매우 적당하기 때문이지요. 호른의 영웅적 측면에 특히 주목했던 작곡가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입니다. 슈트라우스가 그의 교향시에서 호른을 무척 멋있게 쓴 것은 아마도 그의 부친이 뛰어난 호른 연주자였던 탓도 있었겠지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연주하시는 멋진 소리를 들으며 자란 슈트라우스에게 있어 호른이란 악기는 가장 멋있고 훌륭한 악기였을 거예요. 슈트라우스의 [
영웅의 생애]에서 영웅의 테마는 당연히 호른으로 연주됩니다. 호른과 첼로의 음색을 섞어 저 위로 솟아오르는 환희에 찬 멜로디는 영웅의 씩씩한 기상을 표현하게 부족함이 없지요. 또 교향시 [
돈 후안]에서도 주인공 돈 후안 영웅적인 면모는 시원한 호른 연주로 표현되는데, 이 시원한 호른 연주는 듣기만 해도 속이 다 후련해집니다.
슈트라우스 못지않게 호른을 좋아했던 작곡가 브람스는 그가 오랜 세월 동안 고심해서 완성해낸 [교향곡 1번] 4악장의 결정적인 순간에 호른을 등장시킵니다. 어딘지 답답하고 우울한 느낌의 4악장 도입부를 지나면 가슴이 확 트이는 순간이 오는데, 그때 현의 물결치는 듯한 반주를 타고 흐르는 호른의 멜로디는 우리 가슴을 적시며 큰 감동을 전해줍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